나의 아름답던 그 시절이 그립다

2022. 5. 30. 08:23그룹명/나의 작품방

나의 아름답던 그 시절이 그립다

 


많이도 살아왔다
강산이 여덟 번이 바뀌었다
그래도 시간은 쉬지 않고 잘도 간다

내 어린 시절은 보리밥도 귀 할 때었다
그래도 우리 집은 큰 과수원
마을에서는 부자로 잘 사는 집이다

 


가을이면 앞마당에 벼 뒤주가
몇 개씩 있었고 과일은 사과. 배. 감. 포도. 복숭아
자두 없는 것 없이 다 있었다
밤이면 마당에 모닥불 피어놓고
멍석 깔고 배 홑이불 덮고누어
하늘을 바라보며 별자리 찾던 그 시절
여기는 북두칠성이고 가운데
별이 많이 모여있는 데는 은하수를
찾으며 언니 동생 나란히 누워 놀던
그 시절이 그립다

 


행랑채 지붕 위에는 하얀 박과 하얀 박꽃이
밤하늘에 별빛만 있어도 하얗게 및났다
언니와 동생 나 모여서 손가락마다
봉선화 물들이며 밤새 벗어질세라
걱정하던 그 시절 비 오는 날은
이웃집에 꽃모종 얻어다 심고
장 독대 뒤에 예쁜 꽃밭 만들던 그 시절 그립다

 


지금은 하얀 백발에 노인이 되어
아름답고 곱던 그 시절을 돌이켜 보는구나
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굽어지고
마음은 늙지 않는데 몸은 늙어서
모든 것이 자유롭지 않구나

 


이제 남은 것은 오직 가야 할
그 길뿐이구나 그 길도 곱게 가야지
아프고 병들어서 지식들한테
수고롭게 하면 안 된다 부디 곱게 살다 가자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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